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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육아

아기 수면 교육 필요성과 시작 시기 및 기간, 과정 등 수면 교육 후기 (경험 위주)

by 베어베리 2023. 4. 13.

오늘은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게 처음으로 해줄 수 있는 교육인 수면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여행 블로그에 웬 아기 수면 관련 포스팅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규칙적으로 수면습관이 잡힌 아이의 경우, 여행 시 시차가 다르고 환경이 다른 경우에도 피로를 덜 느끼게 되어 최상의 컨디션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단순히 여행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육아의 질을 높일 수도 있기에, 제 경험을 바탕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수면 교육 필요성

잠을 잘 자는 아기들은 하루 일과를 편안하게 보내면서 발달하기 때문에,
수면 교육은 세상에 태어나 받는 교육 중 가장 중요 

 

아기의 하루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면시간이 부족하게 되면 쉽게 피로해지고, 피곤하면 밥도 잘 안 먹게 되고 짜증과 칭얼거림으로 양육자의 피로도 역시 급상승할 수 있습니다. 양육자의 피로는 다시 육아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악순환이 되기 쉽습니다. 또한 피곤에 노출된 아이들은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해 자주 아프기 쉽습니다.

 

수면교육이 잘 된 32개월 첫째의 경우를 보면, 부득이하게 낮잠을 잘 못 잔 경우에는 평소와는 다르게 짜증이 많아지고, 식사량도 줄어듭니다. 그 짜증을 받아내는 건 오롯이 양육자의 몫이기에 평소 느끼는 육아 스트레스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반대로 잠을 잘 잤을때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밥도 더 잘 먹고 잘 놀고, 피곤하지 않기 때문에 칭얼거림도 덜합니다. 

 

올바른 수면 습관은 규칙적인 하루 일과와도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하루 일과가 규칙적인 아기, 즉 먹고 놀고 자고의 먹놀잠 패턴이 규칙적이면 아기들도 다음 일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안정된 환경에서 아기는 더 잘 잘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올바른 수면 습관과 규칙적인 하루 일과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기 때문에, 아기에게 푹 잘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이에게는 꿀잠으로 이어지는 큰 선물이 되며,  푹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면 교육은 아기가 세상에 나와 받는 교육 중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면 교육의 핵심

 규칙적인 하루 일과가 있는 상태에서, 늘 비슷한 시간에, 등대고 누워서, 적정시간만큼을 자는 것

 

두 아이의 수면 교육을 진행하면서 수면 교육의 핵심은 퍼버법이냐 쉬닥법이냐 이런 방법들이 아니라, 바로 어떤 방법이 든 간에 규칙적인 하루 일과가 있는 상태에서, 늘 비슷한 시간에, 등 대고 누워서, 적정시간만큼을 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수면 습관이 잡힌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습관이 잘 잡힌 아이들은 집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해외에 있으나 잘 잘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는 로봇이 아니기에 가끔은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겠지만, 수면과 하루 일과가 매일매일 비슷한, 경향성을 가지기만 해도 습관이 잘 잡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면 교육 시작 시기 및 기간

신생아때부터 관찰하여,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

 

수면 교육은 당장 이번주 내로, 이번달 내로 끝내겠다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정도 수준까지는 도달해야겠다는 목표하에 서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조금씩 수정해 나가면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를 돌이켜보면 수면 교육은 신생아 시절 관찰부터 시작하여 이후 먹놀잠 할 수 있게 하루 일과를 만들어 주고, 필요하면 일과를 수정해 주고, 규칙적으로 누워 잘 수 있게 도와주었더니 돌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일정 시간이 되면 등 대고 자는 아기가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잘 안되고 어떤 날은 아이 컨디션이 엉망이고 또 어떤날은 그냥 되는대로 생활한 적도 있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가급적 비슷한 시간에 먹놀잠 할 수 있게 하루 일과를 보냈으며, 아이가 발달함에 따라 조금씩 일과를 수정하면서 생활하였습니다.

 

물론 아이 성향이나 기질, 양육자의 스킬에 따라서 저희 아이보다 더 일찍 그리고 더 늦게 수면 교육이 완성될 수도 있겠지만, 당장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결국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과를 이어나가는 것, 그리고 당장 오늘은 실패하는 것처럼 보여도 내일이 또 있고 내일 더 잘해보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아이는 계속 발달함에 따라 낮잠수는 점점 줄어들고 활동량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개월수에 맞게 낮잠 횟수나 시간등을 조정하고 중간중간 이앓이나 감기 등 이벤트가 발생하면 그날의 일과나 수면 시간등을 살짝씩 조정하는 일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에 수면교육은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최소 낮잠이 1회로 변환되는 15개월 전후까지는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면 교육 과정

준비(수면 교육 지식 습득 및 수면 환경 조성) → 관찰 → 실행 및 시행착오 → 일과 수정 및 고착화

1. 준비 : 수면 교육 지식 습득 및 수면 환경 조성

 

출산 후 도움받을 곳이 없던 저에게 아이의 수면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임신기간 중에는 똑게육아, 프랑스아이처럼, 베이비위스퍼와 같은 책을 읽어두어 수면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출산 후에는 개월수에 맞게 필요한 내용들만 발췌해서 보았습니다. 어차피 출산 후에 실전을 해보아야 내용이 더 잘 읽히기 때문에, 대략적인 내용을 훑어보기 식으로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미리 책을 읽어두면 출산 후 아이와 한방에서 잘 지 방을 따로 마련해 줄지 등을 정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저희는 분리수면을 하고 싶어서 창고방으로 쓰던 방을 모두 정리하여 아기 침대와 홈캠을 마련하고, 암막 커튼, 온습도계, 가습기 등을 준비하여 수면 환경을 미리 조성해 두었습니다.

 

2. 관찰

 

조리원에서 나와 가장 먼저 할 일은 아기를 관찰하는 일이었습니다. 대략 몇 시에 먹고 싶어 하고 잠이 드는 지를 베이비타임 등으로 기록해 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무리하게 아기 스케줄을 설정하지 말고(설정할 수도 없고!) 아기의 스케쥴을 따라가면서 기록해 두다 보면 어느 순간 비슷한 시간에 잠을 자고 먹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수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렇게 어느 정도 경향성이 나타날 때부터 시작하고, 그전에는 관찰하고 기록을 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찰 기간은 집집마다 다르게 정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생후 두 달까지 또는 수유텀이 약 2.5~3시간이 될 때까지 또는 잠텀(기상하여 다음잠에 들 때까지의 시간)이 1시간 이상이 될 때까지는 그냥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3. 실행 및 시행착오

 

몇 달에 걸친 관찰 기간이 끝나고 대충 아, 이쯤 되면 항상 졸려하고 이쯤되면 배고파하는 거구나라는 것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됩니다. 그럼 재우는 시간은 파악이 되었지만, 잠을 어떤 방식으로 재울지가 문제입니다. 처음부터 등 대고 잘 자는 아기라면 참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보통 수면교육 관련 서적을 보면, 아기의 잠신호를 파악한 후 아기가 잠들기 전 수면의식을 하고 퍼버법, 쉬닥법, 안눕법 등으로 재우며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아기 혼자 등 대고 자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잠신호 파악, 수면의식, 퍼버법 등에 대한 내용은 인터넷 & 유튜브 등에 정리된 자료가 많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퍼버법은 아이를 무조건 울려야 되는 방식이고 실패할 경우 부모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베이비위스퍼에서도 퍼버법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퍼버법은 혼자 울고 있는 아기가 불쌍하기도 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처음부터 배제하고 쉬닥법(~3개월)과 안눕법(4개월~)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쉬닥법은 쉬 소리 내다가 제 목이 쉴 것 같아 나중에는 유튜브 쉿소리를 틀어주며 토닥였는데, 실패였습니다. 저희 아기는 안겨서만 자려고 했습니다. 3개월이 다 될 때까지 쉬닥법을 꾸준히 해봤지만 결국 잠이 드는 곳은 제 품이었습니다.

 

4개월이 되었고 이제 안눕법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며칠을 작정하고 안눕법을 해봅니다. 이 방법은 엄마 체력이 천하장사 급이어야 가능합니다. 아기가 울면 바로 안아 올리고 진정되면 바로 내려놓는 방식인데, 내려놓자마자 당연히 울기 때문에, 바로 안아줘야 되고 이것을 무한반복하여 며칠 또는 몇주를 진행해야 아기가 등 대고 누워잔다고 합니다. 체력 소진이 거의 없는 쉬닥법과는 달리, 안눕법은 직접 해보니 체력이 바닥나고 땀은 한가득.. 나중에는 제 뜻대로 되지 않는 아기가 미워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아기에게 꿀잠을 선물해 주려고 시작한 수면교육인데 미워 보이다니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책에서 언급되는 모든 수면 교육 방법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제가 선택한 방식은 그냥 아기가 원하는 대로 안아서(with 쪽쪽이) 재우자였습니다. 다만, 등 대고 누워 잘 수 있는 기회는 계속 주었습니다. 졸려하면 방으로 데리고 가서 일단 침대에 눕힙니다. 당연히 울고불고하지요. 그럼 그냥 안아서 토닥이며 재웠습니다. 하지만 낮잠이든 밤잠이든 처음부터 안아 재우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침대에 일단 눕혀보고 반응을 보며 누워 잘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낮잠이든 밤잠이든 가리지 않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간혹 누워 잘 때가 있긴 하지만, 매일 그렇지는 못했습니다. 

 

자는 방식은 비록 아이가 거부하여 안아 재웠지만, 아기의 스케줄을 먹놀잠 패턴으로 규칙적으로 만들어주고 짧게 자면 잠연장을 해주어 적정 수면시간을 채우는 것은 제 노력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주었습니다. 잠연장이 실패하면 그래,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지. 내일 더 잘해보지 뭐!라는 마음으로 다짐했습니다.

 

저희 아기는 밤잠의 경우 4개월 때에도 통잠을 잤지만, 낮잠은 늘 규칙적으로 생활해도 어떤 날은 더 자려고하고 어떤날은 일찍 깨어 시간대가 자리 잡혔다는 느낌은 들 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규칙적인 일과를 보내려고 노력했더니, 낮잠 2회 체제가 자리 잡힌 9개월이 되자 아이는 대체로 정확한 시간에 낮잠이 들고 기상하였습니다. 그리고 12개월이 되니 드디어 안아주지 않고 누워 자고 싶다는 사인을 보내기 시작했고, 비로소 등 대고 누워 잘 수 있었습니다. 

 

4. 일과 수정 및 고착화

 

9개월 낮잠 2회 체제가 굳어지면서 육아가 정말 쉬워졌고 삶의 질도 수직상승 하였습니다. 하지만 15개월이 되면 낮잠이 1회로 바뀐다기에 관련 내용들을 미리 읽어보았고, 15개월 때 아이가 1회로 바꾸고 싶다는 사인이 있자마자, 서서히 시간을 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때는 아무리 규칙적으로 보내려고 해도 낮잠을 두 번 잘 자다가도 낮잠 거부로 한 번으로 낮잠이 줄었다가, 다시 2회로 늘었다가 혼돈의 카오스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다음 해에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일과를 어차피 조정해야 될 거 낮잠을 한번 자는 어린이집 스케줄에 맞추면 어떨까란 생각이 이 시기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식사시간과 낮잠시간 등을 사전에 어린이집에 여쭈어 보았었고, 그 시간에 맞춰서 조금씩 조정해가며 생활했더니, 낮잠 1회 체재도 안정적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낮잠 2회 체제가 안정적이었기에, 낮잠 1회 체재도 큰 무리없이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낮잠 2회 체재가 흔들거리거나 불안했다면 아이의 사인을 쉽게 알 수 없었을 것이고, 1회로 조정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시 낮잠은 1회 체제로 변환되었고 이 스케쥴에 맞게 생활하면서 어린이집에 입소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집이 아닌 낯선 곳에서 자는 것이 익숙지 않아 했지만 아이는 이내 곧 집에서처럼 잘 잘 수 있게 되면서 현재 32개월 지금까지도 15개월 때 바꾸어 준 스케줄대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수면 교육 이후 생활

 

수면 습관이 한번 자리 잡히니 아기의 일과가 예측이 되어 외출이 쉬워졌으며, 이동할 일이 있다면 늘 아기 낮잠시간에 하여 아기도 피곤하지 않게 다녔습니다. 이동시간에 낮잠을 자는 일정이 안된다면, 아이가 자고 싶어 하지 않더라도 유모차에서  짧게라도 재우면서 다녔습니다. 잠깐이라도 잤을 때와 한숨도 못잤을때의 아이 컨디션은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일정한 시간에 잠이 드니 밤에는 남편과 대화할 시간도 많아졌고, 낮에는 자기계발 등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유럽 등 장거리 해외여행 시에도 아기 스케줄에 맞춰어서 비행 편을 알아볼 수 있고, 아기 자는 시간이 대부분인 일정에 비행하여, 아기도 어른들도 비행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행의 질도 여행지에서의 행복감도 배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수면교육은 뭔가 대단한것 같고 엄두가 나지 않는 큰 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아이의 일상 생활과 함께 가는 것이며, 수면 교육은 당연한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론대로 적용해보고 아이가 거부하면 아이의 의견도 존중해주며 때로는 양육자가 이끌기도 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같이 걸어 나가는것이 수면교육인 것 같습니다. 현재는 첫째와는 많이 다른 둘째의 수면교육 중이며, 다시 후기를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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